학부모님께
콩나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콩 고르는 작업, 깨끗한 환경, 일정한 온도와 일정한 시간에 내려주어야하는 물 등…
그렇게 모든 준비를 하고 나서 콩나물 시루에 물을 부으면, 처음에는 그저 물만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물이 이렇게 다 흘러버리는데, 정말 콩나물이 자라긴 할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고 의문이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샌가 콩나물은 눈에 보일만큼 쑥쑥 자라있습니다. 어, 언제 이렇게 자랐지? 하고 놀랄만한 속도로 말이에요.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양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그저 물이 다 흘러내린 것으로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물을 주는 그 사이에, 물이 흘러가는 그 사이에 어느새인가 콩나물이 쑥쑥 자라는 것처럼 아이들 또한 나도 모르는 새 자라납니다.
저는 오늘도 이 콩나물시루를 껴안고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학교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큰 귀를 가지고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상호간의 면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혜로운 부모님들은 학교에 자주 와서도 자기 자식만을 찾지 않고, 오히려 내 자식보다 먼저 다른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과 눈길을 줍니다. 내 자식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남의 자식도 건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이들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학교는 24시간 학생들과 지내야 하는 기숙형 대안학교입니다. 따라서 교사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의 역할까지도 감당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균형 있는 성장 발달을 위해서는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합니다. 자녀를 그냥 학교에 맡겨두기만 한다면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 대한 애착이 있는 분에 한하여 입학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어떠한 실수를 하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신뢰를 줄 수 있는 학부모가 되어야 만 입학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의 삶에 본보기가 되어주고, 길을 잃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꿈터학교는 우리는 ‘한 식구다’ 라는 가족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으며 학부모, 교사, 학생간의 공동체적 믿음을 바탕으로 가족처럼 배려하고 서로 배우는 따뜻한 교육공동체입니다. 학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권합니다. 또한 학교에서 마련하는 각종 행사들과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셔야 합니다.
꿈터학교장 배영길 올림